처음 NBA를 접하면 가장 먼저 듣게 되는 단어가 가드, 포워드, 센터입니다.
하지만 실제 경기를 보다 보면 "센터인데 왜 밖에서 3점슛을 쏘지?" 혹은 "가드인데 왜 골밑에서 비비고 있지?" 하는 의문이 들곤 합니다.
저 역시 처음 농구에 입문했을 때, 교과서적인 1번부터 5번까지의 역할이 실제 경기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혼란을 정리해드리고자 합니다.
전통적인 농구의 5가지 포지션 (1번~5번)
과거의 농구는 키순으로 명확하게 역할이 나뉘었습니다.
- 1번 포인트 가드(PG): 코트 위의 야전사령관입니다. 볼 운반과 패스를 전담하며 감독의 지시를 수행합니다.
- 2번 슈팅 가드(SG): 팀의 주득점원입니다. 외곽슛 능력이 필수적이며 돌파를 병행합니다.
- 3번 스몰 포워드(SF): 다재다능함의 상징입니다. 수비와 공격, 리바운드까지 가담하는 살림꾼이죠.
- 4번 파워 포워드(PF): 골밑 리바운드와 거친 몸싸움을 담당하며 센터를 보좌합니다.
- 5번 센터(C): 팀의 기둥입니다. 가장 큰 키를 바탕으로 골밑 수비와 블록슛을 책임집니다.
과거에는 샤킬 오닐처럼 "센터는 무조건 골밑을 지켜야 한다"는 공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왜 포지션의 경계가 무너졌을까?
현대 NBA에서는 포지션의 번호가 큰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이를 '포지션리스(Positionless) 농구'라고 부릅니다. 이 변화의 핵심은 '효율성'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키가 211cm인 니콜라 요키치(센터)는 리그에서 가장 패스를 잘하는 선수 중 하나입니다. 센터가 볼을 운반하고 패스를 뿌리니 상대 수비는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가드인 제임스 하든은 웬만한 포워드보다 힘이 좋아 골밑 수비에서도 밀리지 않습니다. 이제는 '키'가 아니라 '기술(Skill)'이 포지션을 결정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현대 농구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역할군
이제는 1~5번이라는 숫자 대신, 선수들의 특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하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 볼 핸들러(Ball Handler): 팀의 공격을 조립하는 선수 (누가 되었든 상관없음)
- 윙(Wing) 자원: 3점슛과 외곽 수비가 가능한 전천후 포워드 (현재 NBA에서 가장 몸값이 높음)
- 빅맨(Big): 골밑 보호는 기본이고, 외곽으로 나와 수비를 끌어내거나 3점을 쏠 수 있는 선수
실제로 제가 경기를 분석할 때 가장 눈여겨보는 지점은 '누가 리딩을 하는가'입니다. 이제는 포인트 가드가 없어도 시스템이 돌아가는 팀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초보 팬이 주의 깊게 봐야 할 포인트
NBA 중계를 볼 때 "저 선수는 몇 번 포지션이지?"라고 고민하기보다는 "저 선수가 지금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를 보세요.
- 가드가 스크린을 서주는가?
- 센터가 외곽에서 패스 길을 봐주는가?
- 모든 선수가 3점슛 라인 밖으로 나가 공간을 넓히고 있는가? (스페이싱)
이 흐름을 이해하면 NBA가 왜 '전술의 용광로'라고 불리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핵심 요약]
- 전통적인 1~5번 포지션은 이제 이론적인 구분일 뿐, 실제로는 역할이 섞여 있다.
- 현대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기술 세트(슈팅, 패스, 수비 범위)에 따라 선수를 평가한다.
- 포지션리스 농구의 확산으로 인해 센터도 3점슛과 패스 능력이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