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시즌이 끝나갈 무렵, 하위권 팀 팬들은 팀이 패배할 때마다 묘한 미소를 짓곤 합니다. 바로 '드래프트' 때문입니다.
NBA는 전력 평준화를 위해 성적이 낮은 팀에게 다음 시즌 신인 선수를 먼저 뽑을 수 있는 권리를 주는데, 이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치밀하고 긴장감 넘칩니다.
오늘은 NBA의 미래를 결정짓는 드래프트와 그 이면에 숨겨진 '탱킹'의 세계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드래프트의 기본 원칙: "꼴찌에게 희망을"
NBA 드래프트는 매년 6월에 열리며, 전 세계 최고의 유망주들이 NBA에 입성하는 관문입니다. 핵심 원칙은 단순합니다. "지난 시즌 성적이 안 좋았던 팀이 높은 순위의 지명권을 가져간다."
만약 강팀이 계속 좋은 신인을 독점한다면 리그의 재미는 떨어질 것입니다. NBA는 실력이 부족한 팀에게 '슈퍼 유망주'라는 선물을 주어 다시 일어설 기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 '선물'을 받기 위해 일부러 경기를 지는 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탱킹(Tanking)'입니다.
'탱킹'의 유혹과 로터리 추첨(Lottery)의 도입
팬들 입장에서는 응원하는 팀이 일부러 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괴로운 일입니다. NBA 사무국 역시 리그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로터리 추첨'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 확률의 게임: 성적이 가장 낮은 3개 팀은 1순위 지명권을 가질 확률을 똑같이 14%씩 나눠 갖습니다. 예전에는 꼴찌가 가장 높은 확률을 가져갔지만, 이제는 꼴찌를 한다고 해서 100% 1순위를 보장받지 못합니다.
- 탁구공의 운명: 실제 추첨장에서는 보안 요원의 감시 아래 탁구공을 돌려 순위를 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하위권 팀들의 순위가 뒤바뀔 때마다 전 세계 팬들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왜 1순위 지명권에 그토록 집착할까?
NBA는 단 한 명의 슈퍼스타가 팀 전체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리그입니다. 축구나 야구와 달리 5명이 뛰는 경기이기 때문에, 한 명의 지배력이 압도적입니다.
- 역사적 사례: 2003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1순위로 르브론 제임스를 뽑으며 만년 약체에서 우승 후보로 거듭났습니다. 최근에는 224cm의 괴물 신인 빅터 웸반야마를 잡기 위해 여러 팀이 시즌을 포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경제적 효과: 슈퍼스타 한 명은 단순히 승수만 올리는 게 아닙니다. 티켓 판매, 굿즈 수익, 중계권 가치까지 수천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구단에 안겨줍니다.
드래프트의 숨은 전략: 트레이드와 '스틸'
드래프트 현장에서는 선수 지명뿐만 아니라 복잡한 '두뇌 싸움'이 일어납니다.
- 지명권 트레이드: "우리는 당장 우승하고 싶어!"라고 외치는 팀은 미래의 지명권을 내주고 베테랑 스타를 데려옵니다. 반대로 미래를 기약하는 팀은 현재의 스타를 팔아 지명권을 모읍니다.
- 드래프트 스틸(Steal): 낮은 순위에서 뽑은 선수가 대박이 터지는 경우입니다. 현재 리그 최고의 선수인 니콜라 요키치는 2라운드 41순위로 뽑혔습니다. 당시 중계 화면에서 광고가 나갈 정도로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가 MVP가 된 것은 드래프트 역사상 최고의 '스틸'로 불립니다.
저도 드래프트 날만 되면 마치 제가 구단주가 된 것처럼 설렙니다. 우리 팀이 뽑은 선수가 제2의 마이클 조던이 될지, 아니면 아쉬운 실패작으로 남을지 지켜보는 것 또한 NBA를 즐기는 큰 재미이기 때문입니다.
[핵심 요약]
- NBA 드래프트는 성적 하위 팀에게 우선권을 주어 리그의 전력 평준화를 꾀하는 시스템이다.
- '로터리 추첨'을 통해 무분별한 고의 패배(탱킹)를 견제하고 추첨의 재미를 더한다.
- 단 한 명의 슈퍼스타 지명이 구단의 향후 10년 운명과 경제적 가치를 결정짓는다.
- 높은 순위가 아니더라도 '스틸'을 통해 보물을 찾아내는 스카우트들의 안목이 중요하다.